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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 발전지형 변화의 측정과 정책 시사점

  • 등록일

    2026-08-27

2026년 8월호 『인차이나브리프』 저자노트는 인천연구원 기획연구 『중국 거점도시 발전과 인천의 대응 전략: 도시경제역량 및 정책 분석』(김수한・전유정)의 주요 조사 결과와 시사점을 담았습니다. 국제질서 재편기에 중국의 국가전략은 물론 지역・도시의 발전 지형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 42개를 대상으로 현재의 경제역량과 향후 발전잠재력을 측정・비교하여 중국 도시 발전 지형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중국의 지역・도시 변화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중국 도시와의 경쟁 및 협력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입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서부대개발・중부굴기・동북진흥 등 권역별 발전전략을 추진하며 동부 연해에 집중된 성장을 내륙으로 확산해 왔다. 이에 따라 권역 간 격차가 일부 완화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장 자원과 발전잠재력이 전국에 고르게 분산되기보다 국가가 지정한 전략공간과 혁신거점에 선택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중국 주요도시 42곳을 실증적으로 측정한 본 연구의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중국 지역발전의 실제 흐름은 균형발전보다는 전략적 불균형에 가깝다.

선택적 집중은 징진지・창장삼각주・웨강아오 대만구 등 세 개의 국가 중대전략권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징진지에서는 베이징의 중심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창장삼각주의 도시 클러스터는 내륙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허페이・우한・청두 등 중서부 거점도시도 성장하고 있다. 이는 개혁개방기의 동부 연해 편중이나 2000년대 균형발전 전략이 전제했던 문제는 인천의 대중국 교류가 여전히 기존 결연 관계와 관성적인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중국 주요도시의 경제역량과 발전잠재력을 측정하고, 그 결과가 인천의 대중국 교류・비즈니스 전략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 중국 도시 경제역량과 발전잠재력의 측정 

전략적이고 실효적인 대중국 교류・비즈니스를 추진하려면 중국 주요도시의 현재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한국 지방정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연구에서는 중국 전역의 주요 거점도시 42곳을 대상으로 현재의 경제역량과 향후 발전잠재력을 측정・비교하였다.


» 중국 지역발전 전략은 어떻게 변화해 왔나?

중국 도시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발전 전략의 변화 과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일부 지역을 먼저 개방한 뒤 그 성과를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단계적 방식을 택하였다.

1980년 선전・주하이・산터우・샤먼에 경제특구를 설치한 데 이어, 1984년에는 톈진・상하이・다롄・칭다오・닝보・광저우 등 14개 연해도시를 개방하였다. 이에 따라 대외개방은 경제특구 중심의 점적 개방에서 연해도시를 연결하는 선적 개방으로 확대되었다. 1990년대 상하이 푸동신구 개발을 계기로 성장거점은 주장삼각주에서 창장삼각주로 확대되었으며, 2006년 톈진 빈하이신구 개발과 함께 환발해권도 주요 성장거점으로 부상하였다. 이 시기 동부 연해도시는 해외투자・수출가공・항만물류・제조업 집적을 바탕으로 중국의 수출주도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연해 중심의 성장은 지역 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였다. 중국 정부는 「9・5규획(1996~2000)」을 전후해 서부대개발・동북진흥・중부굴기 등 권역별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중심도시와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도시군 전략을 확대하였다. 이는 성장축을 연해 밖으로 확산하는 동시에 경제활동을 중심도시에 집적시키는 공간전략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부 수요가 약화되면서 이러한 방향은 더욱 강화되었다. 중국은 권역별 거점도시와 도시군을 내수경제의 새로운 기반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12・5규획(2011~2015)」에서는 권역별 발전전략과 도시군 전략이 결합되었으며, 2014년 「국가신형도시화규획」은 주요 도시군을 연결하는 다핵 네트워크형 공간구상을 제시하였다. 2017년 「전국국토규획강요(2016~2030)」는 이를 국토공간 차원에서 ‘양횡삼종(两横三纵)’의 틀로 구체화하였다. 이 공간구조는 현재까지 중국 지역발전 전략의 주요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지역발전 전략은 이처럼 개별 연해도시 중심에서 권역별 중심도시와 도시군을 결합하는 광역적 공간전략으로 확대되어왔다.


» 「14・5 규획」에서 「15・5 규획」으로, 지속과 변화

세계화가 둔화되고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대외개방형 성장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14・5규획(2021~2025)」은 국내 대순환을 중심에 두고 국제순환을 결합하는 쌍순환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자립, 전략신흥산업 육성, 디지털경제, 녹색전환을 공간적으로 뒷받침하는 중대전략권역을 설정하였다.

징진지・창장삼각주・웨강아오 대만구는 단순한 광역경제권을 넘어 중국의 혁신・산업・공급망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 3월 발표된 「15・5규획(2026~2030)」은 이러한 방향을 보다 구체화하였다. 「14・5규획」이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적 조정의 성격을 지녔다면, 「15・5규획」은 불확실성을 상수로 전제하고 과학기술 자립자강과 현대화 산업체계 구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성장 속도보다 구조・질・안전을 중시하는 고품질발전이 핵심 방향으로 제시되었으며, 인공지능・양자・바이오・상업우주 등 첨단 분야의 혁신역량 강화가 주요 과제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도 바꾸고 있다. 세계화가 확대되던 시기에는 외자 유치・수출・제조업・항만물류 기반을 갖춘 도시가 우위를 가졌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기술・첨단제조・디지털경제・녹색전환・미래산업 기반을 갖춘 도시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경제규모나 대외개방 수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림 1> 중국 중대전략권역 대상지 분포 및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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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김수한・전유정(2026). 중국 거점도시 발전과 인천의 대응 전략: 도시경제역량 및 정책 분석.인천연구원


» 도시 역량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경제역량과 발전잠재력 측정

연구는 도시 역량을 2개 대분류, 7개 중분류, 11개 소분류로 구성된 지표체계로 측정하였다.

경제역량은 도시가 현재 보유한 역량을 나타내며, 경제규모, 산업규모, 소비경제, 대외경제로 구성하였다. 세부 지표로는 지역내총생산과 인구, 공업・서비스업 영업소득, 소비재판매총액과 1인당 가처분소득, 수출입 규모를 활용하였다.

발전잠재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며, 성장률, 혁신기반, 정책환경으로 구성하였다. 혁신기반은 공공예산에서 과학기술지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발명특허 비중으로 측정하였으며, 정책환경에는 국가급 시험구 지정 여부를 반영하였다. 최근 중국 정부가 도시 단위 고용과 외국인직접투자 통계의 공개 범위를 축소한 점을 고려하여 자료의 공개성・연속성・비교가능성이 확보되는 지표를 선별하였다.

각 지표는 평균을 기준으로 표준화하였다. 항목별 상대적 중요도는 계층분석법(AHP)을 활용해 산정하였다. 중국경제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쌍대비교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분류 가중치는 경제역량 0.472, 발전잠재력 0.528로 나타났다. 현재의 경제역량 못지않게 미래의 발전잠재력이 중요하게 평가된 것이다. 발전잠재력 부문에서는 혁신기반의 가중치가 0.231로 가장 높았다. 과학기술 재정투입, 발명특허, 국가급 시험구 보유 여부가 도시의 미래 성장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경제역량・발전잠재력 상위 도시

경제역량 순위를 가로축에, 발전잠재력 순위를 세로축에 두고 42개 도시를 배치하면 네 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 부문이 모두 최상위권에 속하는 Ⅰ영역에는 베이징・상하이・선전・쑤저우・항저우가 위치하였다. 

두 부문을 합산한 종합순위에서도 베이징 3.143, 상하이 2.639, 선전 2.400, 쑤저우 1.891, 항저우 1.577의 순으로 이들 다섯 도시가 최상위권을 형성하였다. 이들 도시는 경제기반・산업집적・소비시장・대외경제・혁신기반・정책환경 등 여러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들 도시는 국가 중대전략권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베이징은 정치・행정・과학기술 기능을 집중하며 징진지를 이끌고 있다. 상하이・쑤저우・항저우・닝보는 제조업 기반과 혁신역량이 결합된 창장삼각주 도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선전은 첨단기술과 외향형 경제를 바탕으로 웨강아오 대만구의 성장을 견인한다. 국가전략이 집중된 공간에 역량 있는 도시가 모여 있는 것이다.


<그림 2> 중국 주요도시 경제역량 및 발전잠재력 순위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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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김수한・전유정(2026). 중국 거점도시 발전과 인천의 대응 전략: 도시경제역량 및 정책 분석.인천연구원


» 새로운 혁신거점의 부상, 허페이 

이번 측정에서 특히 주목되는 도시는 허페이다. 허페이는 경제역량에서는 16위였지만, 발전잠재력에서는 42개 도시 가운데 1위인 1.032를 기록하였다. 종합순위는 7위였다.

허페이의 공공예산 대비 과학기술지출 비중은 15.6%로 조사 대상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인공지능・양자정보・신에너지차 등 전략신흥산업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제규모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상위권에 포함되기 어려운 도시가 발전잠재력을 함께 고려하면 주요 성장거점으로 평가되는 사례이다.

허페이의 성장에는 국가 주도의 과학기술 투자와 거점 육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지역내총생산은 1조3,508억 위안으로 18위에 머물렀지만, 빈후과학성과 허페이종합성국가과학중심을 기반으로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축적해 왔다. 산업 분야에서는 ‘654X’ 산업체계를 중심으로 전략신흥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허페이는 2030년 지역내총생산 2조 위안을 목표로 창장삼각주의 새로운 성장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 중서부 내륙 거점도시, 우한・청두의 부상 

중서부 내륙 거점도시의 성장도 확인되었다. 이들 도시는 성장률・혁신역량・정책환경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두・우한・시안이 대표적이다.

청두는 종합 9위로, 경제역량 9위와 발전잠재력 8위를 기록하였다. 두 부문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는 도시이다. 이는 같은 서남권의 충칭이 경제역량 6위에도 발전잠재력은 18위에 머문 것과 대비된다. 청두는 청위쌍성경제권과 청두도시권을 기반으로 첨단제조・서비스・디지털경제를 함께 육성하며 서부지역의 중심도시로 성장하였다.

우한은 종합 11위, 발전잠재력 6위를 기록하였다. 교통・교육・산업 기반에 혁신역량을 결합한 결과이다. 시안은 종합 15위, 발전잠재력 12위로, 과학기술과 교육 기반을 바탕으로 서북권의 핵심 거점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 중국 도시발전 지형의 변화,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과학기술 혁신, 전략신흥산업 육성, 국가정책 지원을 배경으로 중국 주요도시의 발전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연해 대도시 중심의 성장축이 유지되는 가운데 허페이・청두・우한 등 내륙의 혁신도시가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한국 지방정부가 오랫동안 주요 교류 대상으로 삼아온 환발해권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톈진은 종합 13위로, 경제역량 10위와 발전잠재력 19위를 기록하였다. 직할시이자 징진지의 주요 도시임에도 베이징과의 격차는 2017년보다 확대되었다.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기능이 베이징에 집중되는 가운데 톈진과 허베이 주요 도시의 산업전환과 대외개방 여건은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산둥 연해도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칭다오는 종합 18위로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웨이하이는 38위, 옌타이는 40위에 머물렀다. 특히 옌타이의 발전잠재력은 42개 도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들 도시는 대외개방 경험과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성장성과 혁신기반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환발해권은 지리적 인접성과 오랜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지방정부의 대중국 교류가 집중되어 온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 도시의 상대적 위상과 성장 기반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기존 교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상 지역과 협력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각 지방정부의 산업구조와 정책 수요를 고려하여 교류 지역・분야・주체를 전략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변화는 중국 도시를 단순한 경제규모나 기존의 교류 경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의 경제역량과 함께 발전잠재력, 산업구조,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지방정부 역시 기존 자매・우호도시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거점과의 교류 가능성을 넓히고, 지역별 여건과 상호 수요에 맞는 협력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도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기반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될 때 지방정부 간 대중국 교류도 친선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발전과 상호 이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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