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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강압적 외교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져올 역효과

  • 등록일

    2025-04-30

“트럼프의 강압적 외교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져올 역효과”

“How Trump’s Coercion Could Backfire in Asia: Forcing the Region to Choose Sides Risks Pushing It Toward China”


저자

Lynn Ku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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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발행일

2025년 4월 14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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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4일자 Foreign Affairs에 실린 린 쿠옥(Lynn Kuok)의 기고문 「How Trump’s Coercion Could Backfire in Asia: Forcing the Region to Choose Sides Risks Pushing It Toward China」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강압적인 대외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오히려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저자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양자택일적 접근을 취해 아시아 각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제약했으며, 이로 인해 지역 내 미국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초 ‘우방국 투자 패스트트랙’ 정책을 제시하면서, 해당 국가들이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단절할 것을 사실상 요구하였다. 이는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수단으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정치적 진영 선택에 내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전략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 한국 등 미국과의 안보 협력 기반이 공고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동북아의 경우, 일본은 미사일 전력 확충과 국방 예산 증액 등을 통해 미일 안보동맹을 심화하고 있으며, 대만도 지속적인 무기 구매와 군사훈련 확대를 통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미일과의 3자 안보 협의체에 참여함으로써 일정 정도 중국 견제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 역시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과 일방주의적 언행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전통적으로 외교적 중립성과 균형 전략을 선호해 온 지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한 반감이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2024년 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동남아 국가 국민들 가운데 “중국에 정렬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으며, 2025년 들어 다소 미국 선호가 회복되었으나 이는 남중국해 긴장 고조에 따른 일시적 반사효과일 뿐, 미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필리핀은 미군 기지 확대와 중국과의 해상 충돌 등을 배경으로 미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실제 군사적 충돌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태국은 미국과의 조약동맹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간의 미국의 전략적 방기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증대 속에서 점점 중립적 태도로 기울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군 주둔과 경제 협력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에 전진기지를 제공하는 데에는 극도의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식화했지만, 중국 공산당과의 제도적 연계와 대미 무역흑자로 인한 제재 우려로 인해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초 미국이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일괄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일본(24%), 한국(22%), 대만(32%)뿐만 아니라, 필리핀(17%), 태국(36%), 베트남(46%), 라오스(48%), 캄보디아(49%) 등에도 동일한 방식의 압박이 가해지며, 미국이 동맹과 경쟁국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의 신뢰성과 책임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했고, 일부 국가들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린 쿠옥은 이러한 상황을 “강압(coercion)과 방기(abandonment)의 병행”이라 표현하며, 미국이 일방적인 압박과 동시에 동맹국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지는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대거래(grand bargain)’를 통해 아시아에서 전략적 공간을 양보할 경우, 지역 국가들은 고립감과 배신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다자안보협력의 약화, 미국과의 신뢰 붕괴, 그리고 중국 중심 질서로의 이동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 분야에서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며, 이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 중심의 경제권에 더욱 깊이 포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린 쿠옥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지속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일방적 압박이 아닌 신뢰 기반의 외교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약속의 이행, 무역과 투자 확대, 외교적 관여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파트너국들의 자율성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는 외교로 구체화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은 오히려 미국의 지역 리더십을 자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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