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무역의 현황과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
- 저자
이영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
- 출처
한국은행(BANK OF KOREA)
- 발행일
2006-02-14
- 등록일
2006-02-16
[금융경제연구 제246호]
본 연구는 북한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이 북한의 경제성장과 시장경제화 진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실증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북·중무역은 2000년 이후 매년 약 30%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여 2004년 에는 북한 전체무역의 39%를 차지하였다. 그 결과 북,중무역의 증가는 2000년 이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매년 약 3.5%포인트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중무역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북한이 부(負)의 성장을 계속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북·중무역은 중국산 물품들이 북한 시장거래의 약 80%를 점할 정도로 시장경제 확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재정의 고갈로 인해 과거에는 무역에 종사하지 않던 기업과 기관들마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되었고, 국가상점망의 와해로 인해 이들을 통해 수입되는 물품들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중무역은 북한의 중국(특히 동북3성)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중국상품의 저렴한 가격, 지리적 인접성, 관세감면 혜택 등의 이점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의 대북무역 및 투자 확대는 중국의 의도적인 정책의 결과라기보다 이러한 이점들을 배경으로 한 중국 경제성장의 자연스런 결과로 보아야 한다. 향후 중국의 고성장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북한의 경제회복과 시장화를 촉진하는 반면 대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중무역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대북 경제봉쇄와 같은 대북 억압정책은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한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북한경제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여 남북경협의 방향과 실천방안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간의 높은 상호 경제의존도를 활용하여 한국-북한-중국 3자간 상호이익 증대를 위한 경협방식이 모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