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미국의 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당초 2017년 여름 내 배치할 생각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사드 체계의 일부는 3월 초 한반도에 도착했다. 아직 부지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당장은 성주 배치가 어렵겠지만, 사드 체계를 조만간 한반도에 도입해 배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미 한류문화 사업에 제동을 건지 오래 됐고, 관광산업에도 철퇴를 내렸다. 성주에 사드 부지를 내주기로 한 롯데 그룹에는 정부 차원의 교묘한 보복과 함께 소비자들까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약 3개월 여 동안 이어진 탄핵 사태와 국정공백에 따라 각국이 나름의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탄핵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진보 정권이 자리잡기 전에 사드 배치를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를 비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습 도입으로 놀란 기색이 없잖아 있지만, 롯데 그룹에 대한 보복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5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될 경우, 새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에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 하다.
사드 배치 문제로 국내 정치권 갈등은 지속되고 있고, 한반도는 미중(美中) 패권경쟁의 장(場)이 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국정공백과 미(美)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그리고 사드 배치를 두고 미중(美中) 사이 벌어진 격랑을 겪으며, 국내 정치뿐 아니라 주변국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슈브리프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용해 안팎으로 복잡한 정세 속 한국인의 주변국 인식 변화, 또 그 원인을 짚어봤다.
분석결과, 중국 호감도는 최근 두 달 사이 크게 하락해 3월에는 일본 호감도보다도 낮았다. 이는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인의 대중(對中) 인식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사드 배치로 중국과 갈등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인식도 소폭이지만 악화됐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2016년 11월에 비해 찬성이 늘고, 반대가 줄었다. 이 변화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뚜렷했는데, 박근혜 전(前) 대통령 호감도와 중국에 대한 반감이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한국인은 강대국의 지나친 한반도 문제 개입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목 차>
들어가며
미·중(美·中) 국가 호감도 변화
미·중(美·中) 국가 지도자 호감도
한미(韓美)·한중(韓中) 관계 평가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여론 변화
사드 배치 여론의 변화와 국내 정치
사드 배치 여론의 변화와 대미(對美)·대중(對中)인식
나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