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Focus〉중국 WTO가입이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WTO 가입안이 11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는 중국이 지난 86년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 당시 가입을 신청한지 15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WTO 가입으로 중국 제조업의 평균 관세율은 99년 16.8%에서 2005년 9.4%로 크게 인하하고 각종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며, 자국 시장을 대폭 개방할 방침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한국경제에 긍정·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관세율이 낮아지고 중국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대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WTO 가입으로 2002∼2008년 대중국 수출이 연평균 11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컴퓨터, 반도체, 통신기기,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증가가 기대된다. 또 중국과의 무역분쟁 발생시 WTO 분쟁해결 절차에 의한 합법적인 해결이 가능해져, 지난 마늘분쟁과 같은 사태 발생시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키운 중국기업과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고급 가전 등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있으면서 중국내 수요가 확대되고 시장이 개방되는 분야는 어느 정도 전망이 밝은 반면, 중저가 섬유, 의류, 신발, 완구, 백색가전 등 중국과 비교해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곧 그렇게 될 우려가 있는 분야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내 사업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외국인투자가 중국으로 집중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및 다국적기업들의 생산기지 중국이전 현상이 가속화되어 중국에서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확대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국내기업들은 산업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고 업종별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의 유망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광대하고 다양한 시장특성에 따른 제품 다양화와 틈새시장 공략도 강화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계속하고 선진기업의 경험을 흡수하며, 현지 고급인력 활용과 기업내 중국전문가 육성, 화교권과의 연계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각 기업들은 기업 특성에 맞는 다각적인 중국진출 전략 수립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상되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