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가격인하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의 컴팩트 자동차 제조업체인 FAW Xiali는 최근 자동차 판매가격을 10%나 인하했다. 이번 조치로 이 회사의 8개 모델의 가격은 대당 4,300∼7,100달러로 떨어졌다. 톈진(天津)에 소재한 First Automotive Works(FAW) 사의 자회사인 FAW Xiali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하 조치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기를 희망하며 (가격인하 조치는) 생산을 급속히 확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FAW Xiali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는 저장성(折江省)에 있는 라이벌 업체 Geely의 조치를 뒤따른 것이며 Geely는 Haoqing 모델의 가격을 604달러나 인하했다. 이에 따라 Haoqing 모델의 가격은 대당 3,980달러로 현재 중국에서 시판되고 자동차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됐다. Geely는 이에 앞서 2004년 1월에도 Haoqing, Merrie, Ulion 등 3개 모델의 가격을 대당 604달러씩 인하한 바 있어 올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가격을 인하했다.
이들 업체 이외에도 Shanghai General Motors, Chang'an Ford, Chang'an Suzuki, Dongfeng Yueda Kia 등 많은 외국기업들과의 합작업체들도 올 들어 컴팩트 자동차의 가격을 앞다퉈 인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Guotai & Jun'an Securities 소속 애널리스트인 Zhang Xin은 "컴팩트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은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FAW Xiali 사는 2003년 11만5천대의 자동차를 판매, 전년대비 3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Geely의 경우 올해 자동차 판매대수를 작년의 2배인 16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Zhang Xin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새로운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구형 모델의 재고를 처분할 수 밖에 없고 가격인하를 통해 고객들에게 자사의 이미지를 홍보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실제로 이 같은 가격인하 조치로 상당한 혜택을 보고 있다. 최근 Buick Sail 모델의 가격을 대당 1,200달러나 인하한 Shanghai General Motors의 경우 금년 1월 자동차 판매대수가 가격인하 이전의 월평균 판매대수 4,300대를 훌쩍 뛰어넘어 6천대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Geely 역시 월간 판매대수가 8천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가격인하 러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 내의 자동차 가격은 국제시장의 가격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의 급속한 생산확장과 신모델 출시, 자동차 수입관세 인하 및 수입자동차 쿼터 확대 등의 조치들로 인해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격은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격이 지난해 18%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15%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자동차 가격은 6개월 이내에 국제시장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은 가격인하 전쟁에 나서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해 9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바 있는 FAW는 올해 생산목표를 100만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올해 중국에서 출시되는 신모델은 Toyota Corolla, Peugeot 307, Ford's 2.5-litre Mondeo, the Santana 3000, Honda CRV 등을 포함, 5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신모델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구모델들의 판매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 의무준수사항에 따라 중국은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2003년의 38.2∼43%에서 올해 34.2∼37.6%로 인하했다. 또 완성차 및 부품 수입쿼터도 2003년에 비해 15% 늘어난 105억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444만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