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통상전쟁 : 유럽연합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등록일
2025-05-28
“트럼프의 통상전쟁 : 유럽연합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Trump s’en va-t-en guerre commerciale. Quelles réponses pour l’Union européenne?”
저자 |
Sébastien JE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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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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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5년 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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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25년 5월 프랑스 IFRI에서 발표된 세바스티앵 장(Sébastien Jean)의 보고서 「Trump s’en va-t-en guerre commerciale. Quelles réponses pour l’Union européenne ?」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재강화와 그에 대응해야 할 유럽연합(EU)의 전략적 선택지를 분석한다. 이 보고서는 특히 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이 단순한 통상 조치가 아닌, 전후 국제무역질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체제적 도전이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통상정책은 고전적인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경제적 민족주의, 충동적 결정, 선거 전략, 특정 산업 및 기업에 대한 비대칭적 혜택 등 정치적 동기와 결합되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이를 ‘맹목성(Aveuglement)’, ‘비전문성(Amateurisme)’, ‘사익 추구(Affairisme)’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하며, 이 조치들이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이익을 주기보다, 글로벌 공급망의 긴장과 동맹국의 반발만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수지를 중심으로 한 양자주의적 접근을 강화하며, 유럽과 일본, 한국 등 전통적 동맹에게도 고관세 부과를 경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기계류, 철강,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이 새로운 관세 장벽을 부과하거나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다자무역체제(WTO)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치가 이론적으로 주장되는 ‘최적관세’의 전제가 현실에서 거의 성립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그 효과가 자국 내 인플레이션 상승, 생산비 증가, 고용 불안 등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EU는 단순한 맞대응 방식이 아니라, 전략적이고 구조적인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대응 원칙이 제시된다. 첫째, 미국의 도발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국제 규범과 WTO 체제 내에서의 대응을 우선시하되, 제재 도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23년 도입된 ‘경제적 강제조치 대응 규제(Anti-Coercion Instrument)’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제3국의 강압적 무역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 EU 내부의 정치적 이질성 극복도 과제로 제시된다. 일부 회원국은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우선시하거나, 자국 산업에 대한 단기적 손해를 우려해 단일 대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아일랜드 등 주요국 간 이견을 조율하고, 공동 대응의 명분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한다.
셋째, 유럽은 미국 대응 전략을 중국 대응 전략과 병행해야 한다. 중국은 과잉공급과 국유기업 중심의 무역 구조, 수출 보조금 및 비시장적 수단을 통해 유럽 산업에 구조적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의 갈등 국면과 별개로 다뤄져야 할 독립적인 정책 과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EU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이유로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려서는 안 되며, 양측 모두에 대해 자율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 재개가 단순히 한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회귀가 아니라, 국제통상질서 전반에 대한 위협임을 지적한다. 유럽연합은 이 위기를 선도적 경제외교로 전화시킬 수 있는 능력과 제도적 자산을 갖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무역환경의 안정성과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임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