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Focus〉중국 서부대개발 사업, 외자기업 진출 가시화
최근 중국 서부대개발에 대한 외자기업의 진출이 가속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서부대개발 계획의 추진 현황' 자료에 의하면, 현재 세계 500대 기업중 80여개사가 서부지역에 진출해 있으며, 주로 에너지·환경산업이나 IT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Vivendi와 일본 마루베니가 공동으로 청뚜(城道)에서 BOT방식에 의한 수도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쓰비시는 청뚜의 도시쓰레기 연소 사업, 쓰촨성 에너지 개발사업 등에 진출했다. 노르웨이의 Elkem은 2,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닝시아(寧夏)에 아시아 최대 탄소생산기업인 Elkem탄소유한공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편 2001년부터 외자유치를 시작한 서기동수(西氣東輸, 서북부 타림분지의 천연가스를 동부 상하이로 수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공사) 사업에도 엑슨, BP, 러시아천연가스주식회사 등 석유대기업들이 앞다퉈 입찰에 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항제철이 파이프라인 원료인 열연코일 6만t, 후판 2천t의 물량을 수주했으며, 대우 역시 열연코일 및 열연강판 6만2천톤을 수주한 바 있다.
IT산업 분야에서는 HP가 시안(西安)에 8억 달러를 투자해 전자상거래 개발센터를 설립했으며, IBM도 총 2천만달러를 투자해 소프트웨어 개발기지를 설립했다. 모토롤라는 1천만달러를 투자하여 청두에 네트워크시스템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중국 서부지역 진출은 98년 이후 조금씩 증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2001년 6월말 현재 우리 기업의 서부지역 투자는 전체 대중국 투자의 1.7%에 불과한 8,050만 달러이며, 그 중 서비스업이 4,740만 달러로 58.9%, 제조업이 3,040만 달러로 37.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많고, 상대적으로 경제가 발전한 쓰촨(四川), 충칭(重慶)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지역은 물류시설이 낙후되어 운송비가 비싸고 배송시간이 길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동부지역에 비해 전통적이고 관료적인 요소가 많으며, 공장가동율과 노동생산성이 크게 낮다. 서부 지역은 시장과 자금규모가 작기 때문에 판매량 산정이나 대금회수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서부대개발은 50년 기한의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사업이 전개되기 때문에 자본의 회수기간이 긴 것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의 서부지역은 미개척지가 많아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정보가 부족하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