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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률 논평

  • 저자

    박현정

  • 출처

    LG경제연구원

  • 발행일

    2003-05-21

  • 등록일

    2003-05-26

1998년 이후 중국의 성장률 통계가 정치적으로 왜곡됐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공식 통계는 대체로 현실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수년간 서방 언론에는 중국의 성장률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기사가 심심찮게 실리곤 했다. 중국은 국가 규모가 너무 큰 데다 통계 편찬 시스템도 선진국에 비해 후진적이기 때문에 각종 통계에서 상당한 오차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서방 언론이 문제삼은 것은 기술적 문제에 따른 오차가 아니라 정치적 왜곡의 가능성이다. 1998년 이후 성장률 왜곡 가능성 제기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78년 개혁·개방이 개시된 이래 중국은 줄곧 세계 최고 수준의 고도성장을 기록해 왔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1978~97년 사이의 연평균 성장률은 거의 10%에 육박해 실로 ‘경제 기적’이라고 부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공식통계의 정확성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더라도 아무튼 이 때까지 중국이 대단한 고도성장을 이뤄 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다. 주변 아시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친 1998년에도 중국 정부는 종전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인 7.8%의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또 1999~2002년의 성장률도 줄곧 7~8%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저명한 중국경제 전문가인 피츠버그 대학의 토머스 로스키(Thomas G. Rawski) 교수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부풀려진 수치이며, 중국의 실제 성장률은 1998~99년에는 기껏해야 2%, 2000년 이후에는 3~4% 수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스키 교수의 주장이 맞다면 중국 정부는 완전히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로스키 교수는 경제의 각 부문별 통계와 성장률 통계가 서로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선, 공식통계에 의하면 1998년에서 2001년까지 4년간 실질 GDP는 34% 성장(연평균 7.5% 성장)한 데 비해, 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5.7% 감소(연평균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1998년의 주요 공산품 생산량을 보면, 94개 품목 가운데 14개만이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고 53개 품목은 오히려 감소했는데, 공식통계는 공업생산이 무려 10.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부문별 통계의 불일치, 합리적으로 해명 가능 이에 대해 역시 저명한 중국경제 전문가인 스탠퍼드 대학의 로런스 라우(Lawrence J. Lau) 교수는 중국의 경제통계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점들은 대부분 합리적으로 해명 가능하며 중국의 공식 성장률 통계는 현실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에너지 통계에 관해서는 1997년에 중국 정부가 중소형 탄광 폐쇄 명령을 내렸으나 상당수 지역에서 비밀리에 영업을 계속하면서 1998년 이후 석탄 생산 및 소비 통계가 과소보고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둘째, 공산품의 급속한 품질 개선과 신제품 생산을 고려할 때 공업부문의 부가가치(즉 공업부문 GDP) 증가율이 단순한 실물 생산량 증가율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밖에 중국의 예산, 수출입, 발전량 등 GDP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대부분의 다른 경제지표들이 줄곧 매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로스키 교수는 예산 및 수입통계 역시 과장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점을 고려해도 주요 경제지표들이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공식 성장률 발표치가 다소 과장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실제 성장률이 로스키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그렇게 극단적으로 낮았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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