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성의 주강삼각주 지역(珠江三角洲: 광주, 심천, 주해, 중관 등 광동성 14개 市,縣)은 인구 6-7백만의 거대도시인 광주, 심천이 지역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며, 광동성 전체 GDP의 80%이상, 공업생산액의 GDP는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장강삼각주(長江三角洲: 상해시를 중심으로 강소성, 절강성의 15개도시)지역과 더불어 중국의 최대 제조업 기지로서 꼽히고 있다.
홍콩은 지리적으로 주강삼각주 지역과 인접해 있어 중국의 개혁개방 이래 기업의 약 90%가 주강삼각주에 공장을 설립, 대부분의 홍콩 제조업이 대륙으로 이전된 바 있다. 특히 97년 이후 광동성의 홍콩자본의 이용금액은 더욱 크게 늘어났으며, 90년대 후반부터는 제조업 뿐 아니라 홍콩의 건설업, 물류, 소매업, 부동산 등 서비스업종의 진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근래 이렇게 홍콩과 주강삼각주와의 연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데에는 두 지역의 상호보완성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물류 중심지의 위치를 가지고 있으나 고비용 구조 등으로 제조업 기반이 약해 경제발전에 한계가 있으며 광동지역의 경우, 최근 경제의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에 줄 수 있는 금융 및 물류서비스가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광동내 제조업과 홍콩의 금융, 물류업이 연계를 통한 전체산업구조의 고도화 및 효율성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홍콩-심천간 서부통도 준공, 港珠澳 대교건설, 홍콩-심천-광주간 고속철 건설 등의 두지 역간의 인프라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004년 부터는 광동성 주민의 개인자격으로 홍콩방문 실시, 홍콩내 인민폐 업무실시, CEPA 하 374개 업종 무관세 및 18개 서비스업 개방 등 각종 정치적, 경제적 조치들이 실시되고 있다.
이중 2003년 6월 29일 체결된 바 있는 CEPA(홍콩-대륙간 경제협력강화협정: 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은 홍콩과 주강삼각주 지역간 前店後廠” (앞에서 상점를 차리고 뒤에서 공장을 차린다)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EPA 협정은 크게 제조업, 서비스업, 교역 프로세스 개선의 3개 항목으로 구분되는데 제조업 부문의 374개업종 부문에 상호간 무관세를 실시와 18개의 주요 서비스부문 (경영컨설팅, 컨벤션, 광고, 회계, 의료/치과, 여행, 물류, 화물수송, 보관/창고업, 운송, 건설/부동산, 시청각 서비스, 법률, 금융, 증권, 보험, 유통, 정보통신)개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GDP의 85% 가량을 서비스업에 의존하고 있는 홍콩으로서는 CEPA로 인한 제조업 부문의 혜택보다는 서비스 개방에 따른 수혜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18개 부문의 서비스 개방은 WTO가입 시 합의된 것 보다 약 1년에서 3년 정도의 조기개방을 실시하는 함으로서 중국대륙으로서는 WTO에 대비한 개방의 충격을 덜고 홍콩으로서는 선점효과를 통해 경쟁국으로부터의 우위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최근 홍콩과 주강삼각주간 인적 교류 및 왕래가 급속히 활발해지고 있다. CEPA 체제하에서 홍콩 영구시민권자의 경우 대륙으로 법률, 회계, 의료 등 전문분야에도 진출이 가능해졌으며, 광동내 지역제한 없이 홍콩개인소유 소매상점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홍콩 중산층의 대륙이동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대륙인들의 홍콩 왕래의 경우, 2003년부터 광동지역 14개시와 상해, 북경 주민들에게만 실시되었던 홍콩개인여행 자유화가 2004년 5월 1일부터는 광동 전지역 주민에게 확대될 예정이다.
실제적으로 홍콩의 거리 곳곳 어디에서든 부통화를 하는 대륙인들을 만날 수 있으며, 쇼핑 상점마다 명품을 찾는 대륙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륙관광객 방문으로 인해 소매업과 관광산업의 활성화로 소비가 촉진되고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현지언론에서도 홍콩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보도를 많이 접하게 된다. 특히 아시아금융위기이후 60%까지 하락되었던 부동산 경기도 회복세에 있으며 SARS 발발 시 홍콩경제가 최저점을 지나 2004년에는 GDP 성장률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홍콩 경제성장의 주요동력으로 무엇보다도 중국과의 무역/ 서비스 교류확대와 이에 따른 내수시장 활성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대륙의 진입기지로서의 홍콩의 역할뿐 아니라 홍콩경제 발전에 있어서 중국(특히 주강삼각주)의 중요성과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홍콩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체제하에서 중국경제와의 융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